[IT조선] 임베디드 SW전설 김현철 대표 “애플 입성 다음 목표는 IPO”

김현철 아카라 코리아 대표는 국내 임베디드(내장형) 소프트웨어(SW) 분야 살아있는 전설이다. 조선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후인 1996년 임베디드 SW 전문기업인 MDS테크놀로지(현 한컴MDS)를 창업해 국내 1위 업체로 성장시킨 장본인이다. 2010년까지 코스닥 상장과 매출 500억원 달성, 고등훈련기 T-50 운영체제(OS) 사업 수주 등 성과를 냈다.

건강문제로 이른 나이인 47세에 MDS테크놀로지를 떠나며 은퇴한 김현철 대표는 2016년 HK네트웍스를 창업하며 인생 2막을 열었다. 그가 선택한 분야는 사물인터넷(IoT)이다. 기존 임베디드SW와 조금은 동떨어진 분야에 도전한 만큼 시행착오도 겪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2019년 미국 아카라와의 합작법인(JV)인 아카라 코리아를 설립한 후 1년만에 성과를 냈다. 한국 애플스토어 입성 등 글로벌 IoT 생태계 입성에 성공했다. 아카라 코리아는 수년내 IPO에 도전할 예정이다.

IT조선은 최근 김현철 아카라 코리아 대표를 직접 만났다. 제2의 창업 후 그를 만난 언론사는 IT조선이 처음이다. 김 대표는 선뜻 자택으로 초대해 긴장했지만, 아카라 코리아 디바이스의 역량과 IoT 기술을 그의 집에 구현했다는 것을 알고선 마음이 놓였다. 아카라 코리아가 만든 스마트홈 생태계를 경험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였다. 김 대표는 그가 직접 구성한 스마트홈부터 아카라 코리아 창업기, 국내외 IoT 현안과 미래 등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다.

IT조선과 인터뷰를 진행한 김현철 아카라 코리아 대표 / 이민우 기자

– 박물관을 방불케 할 정도로 집에 IoT 디바이스가 정말 많다.

“2015년부터 매주 설치해 300개 넘는 IoT 디바이스를 설치했다. 대한민국은 물론 세계에 존재하는 대부분 스마트홈 IoT 디바이스를 모두 가져다 놨다. 집만 아니라 안뜰에도 20개 이상 디바이스를 설치해, 빌게이츠 저택처럼 첨단 주택 기능을 지속 구현중이다. 저비용으로도 고급 스마트홈을 충분히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현재까지 LG 등 국내 대기업 임직원 300명이 방문해 스마트홈을 경험했다. 나중에는 박물관까지 만드는 것이 꿈이다”

– 과거 임베디드SW사를 창업해 성과를 냈다. 현재는 IoT 시장에 뛰어들었는데

“사실 임베디드SW 분야에 몸담았던 이유는 먹고살기위한 면이 컸다. MDS테크놀로지에서 성과를 거뒀지만, IoT분야가 오히려 진짜 하고 싶은 일라고 생각한다. 임베디드SW는 눈에 안보이는 분야지만, IoT는 직관적으로 눈에 보이고 직접 경험할 수 있다. 직접 IoT 디바이스를 사용하면서 직접 개선점을 찾고 실생활을 이롭게 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가면서 주도적인 경영에 더 뛰어들고 있다”

-아카라가 애플 생태계에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애플스토어에 들어가는 것은 쉽지 않다. 애플은 생태계 입성을 위한 조건으로 품질은 물론이고 높은 수준의 디자인도 요구한다. 그만큼 애플 입성만으로도 동일한 업계에 상당한 수준과 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아카라 본사 차원에서도 이런 기준을 만족시키기 위해 직관적이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을 추구했고, 애플과도 많은 커뮤니케이션을 가졌다.

-구체적으로 아카라의 어떤 제품들이 애플 생태계에 진입했나

“애플 홈킷에 적용되는 아카라 제품은 100개 이상이다. 생태계에 진입한 회사들 중 가장 많은 숫자다. 홈킷 지원 회사로는 첫번째로 도어락 제품을 지원하는 등 애플 홈킷 카테고리를 넓히는데도 일조했다. 아카라 자체에서 300개가 넘는 제품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중 가장 높은 사용자 편의성을 가진 제품을 추려 애플 홈킷에 진입시켰다”

-아카라가 보유한 경쟁력은 어떤 점인지 궁금하다.

“일반적으로 대중들은 IoT 기술에 대해 많은 비용이 드는 것처럼 생각한다. 아카라 코리아의 제품은 기기당 최소 몇만원 정도고 집 전체에 스마트홈 인프라를 구성하는데 100만원 정도면 충분하다. 기기 하나가 한개의 동작만 인식하는 것이 아니고 십수개 이상을 저장하고 루틴화해 사용할 수도 있다. 사용자가 저렴한 가격으로 자신과 주변인의 생활에 맞는 형태로 IoT 인프라를 구현할 수 있다는 뜻이다”

– 커넥티드카 등 생활 다양한 곳에 IoT가 포진됐고 점차 보편화되는 추세다. 미래가 어떨까

“IoT 디바이스가 과거 얼리어답터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시절이 있었다. 현재는 마니아 만이 사용하는 제품·시장이 아니다. 아마존과 애플이 적극적으로 표준 메타를 만든만큼 IoT 디바이스는 더 빠르게 보편화된다. 호환성도 높아졌고 가격도 저렴해지는 만큼 2~3년정도면 확산될 것으로 본다. 당장 아카라 중국도 매년 200%이상씩 성장하고 있다”

-IoT하면 보통 B2C가 떠오른다. B2B 시장은 어떤가

“IoT의 B2B시장 잠재력은 B2C이상이다. 오피스·프랜차이즈 매장 관리와 헬스케어에서 병실의 온도·습도 자동화 등도 저비용으로 가능하다. AI카메라도 곧 출시할 계획인데 B2C말고도 B2B 시장에서도 큰 평가를 받을 것으로 생각된다. 개인적으로는 현재까지 나온 IoT 카메라 중 최고다. 자동차 분야도 사업상 의지의 문제지 기술적으로는 큰 어려움이 없다”

아카라 코리아에서 출시 예정인 AI 탑재 IoT 스마트 카메라 / 이민우 기자

– 아카라 코리아·본사 차원에서 그리고 있는 미래 로드맵이 있나.

“아카라 코리아는 이미 올해 상반기 매출이 2020년을 넘어섰다. 2024년에는 매출 1000억 이상과 매출 중 20%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기업공개(IPO)를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최근 투자업계에서도 아카라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등 그룹 전체에서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투자를 받았거나 진행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미국 시애틀에 소재한 벤처기업 전문 컨설팅·투자회사인 LTC 이노베이션에서 투자받았다. 30년 넘는 업력을 지닌 곳으로 나스닥에 7개 업체를 상장시켰다. 창업초기에 지금은 50조원의 시총을 보유한 포티넷을 발굴하고 상장시킨 기업이기도 하다. 아카라는 회사의 유망한 장래와 창업자 배경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받아 투자를 끌어낼 수 있었다”

-앞으로 확산될 IoT시장에서 한국이 나아갈 방향은

“사실 IoT 디바이스 생산·하드웨어 분야는 경쟁이 어렵다. 중국에서 이미 큰 파이를 가져가고

 있다. 대신 소프트웨어·SaaS 분야로는 돌파구가 있다. B2B와 B2C 모두에서 고객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맞춤화한 IoT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정체성을 만들어야 한다. 아카라 코리아도 단순한 IoT 디바이스 판매에 그치지 않고 인공지능(AI) 전문인력을 늘리고 데이터를 축적해 고도화를 꾀할 계획이다”

/ IT 조선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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